top of page
계간도도 2025 겨울.jpg

안녕하세요, 김선우 작가입니다.

​먼저 새해 인사 올립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 해가 지나있네요.

조금 지각한 2025년 겨울 계간도도, 작년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시작해 봅니다 :) 

IMG_3478.JPEG

첫눈이 참 예쁘게 많이 왔었죠.

퇴근하고 집에 왔을떄 한 컷.

​한옥에 살면서 가장 운치있는 순간은 눈이 오는 날인것 같아요.

IMG_2668.JPG
IMG_2665.JPG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골프 대회 트로피를 디자인 했습니다.

골프치는 도도새는 이번에 처음 구성해 보는데요..ㅎㅎ 

사실 저는 골프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여건상 시도하기도 어려운 스포츠이긴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새로운 영역과 만나는 일은 늘 즐거운것 같아요!

IMG_3134.JPEG
IMG_0686.JPG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골프 대회 트로피를 디자인 했습니다.

골프치는 도도새는 이번에 처음 구성해 보는데요..ㅎㅎ 

사실 저는 골프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여건상 시도하기도 어려운 스포츠이긴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새로운 영역과 만나는 일은 늘 즐거운것 같아요!

IMG_3200.JPG

대학시절 은사님이신 변웅필 선생님의 개인전에 들렀습니다.

늘 따뜻하게 맞이해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늘 감사한 분이에요.

​은사님께서도 이렇게 늘 작업을 하고 계시다는 사실 자체가 후배인 제게는 너무나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IMG_3450.PNG
IMG_3452.PNG

제게 있어 올해의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였던 필립스 판화 발매.

총 3종이 실크스크린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관심 가져주셨어요!

​판화 보러가기

IMG_3414.JPEG
IMG_3415.JPEG

음악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추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어떤 노래는 많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가슴 속에 남아 그 노래를 처음 들었을때의 느낌과 감정과 날씨와 냄새를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르게 하고, 그리하여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플레이리스트에서 결코 빠지는 일이 없게 되기도 합니다.

 

제게 있어 그런 노래는 루시드폴 같아요. 열아홉 살, 자정이 넘어 늦은 시간까지 라디오를 안고서 <오, 사랑>을 들었던 그 유년의 밀도 깊었던 밤, 서설이 흩날리던 2009년 3월, 입소했던 훈련소에서 차갑고 고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철책 바깥을 바라보며 늘 입 속에서 읇조렸던 <봄눈>, 배낭 하나 메고서 유럽을 정처없이 여행하던 스물 다섯 살의 그때, 어느 기차역 앞에서 밤새 노숙하며 내내 반복해 들었던 <은하철도의 밤>.


다가오는 하루가 두려워서 눈을 꼭 감을 때면 저는 지금도 늘 폴님의 음악을 듣곤 합니다. 폴님의 음악은 지금도 제게 ’괜찮아‘하는 단순한 위로기 보다는, 길 위에 함께 서서 묵묵히 옆을 지켜주는 사려깊은 오래된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드디어 2025년의 겨울, 그렇게 지금껏 멀리서만 듣고 있었던 폴님의 음악을 처음으로 눈 앞 가까이서 느끼는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공연에서 말미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시더라구요.

’재능에 한계를 느낄 때도 있지만,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고 싶고,

그렇게 나의 음악을 계속 해나가고 싶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한 사람으로서 그 말씀이 너무나도 큰 위로와 용기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게 폴님의 음악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요.
온기 가득한 음악을 세상에 선물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루 표현할 길 없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루시드폴님의 <봄눈>을 공유해봅니다 :) 

FullSizeRender.jpg
IMG_3308.JPG

유니세프에서 주최하는 블루스타 갈라에 참석하여 제 작품을 기부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내 최초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블루스타 갈라는 15인의 유명 셰프분들의 파인 다이닝 재능기부와 더불어

사회 각 분야 리더분들의 기부로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 마련된 자선행사였어요.

저는 20호 작품 한 점을 재능기부했고, 현장에서 자선경매를 통한 낙찰금 전액을 어린이들의 꿈과 가능성을 위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탰습니다.

제가 믿는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이란, 우리가 너무나도 익숙하게 여겨서 놓치고 있었던 것, 그리고 잊어버리면 안되는 것에 대해 상기시키고, 그것을 예술이라는 언어로 세상에 전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실천적 행동을 통해 직접 현실에 개입하고, 그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작지만 강력한 영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블루갈라를 위해서 제가 준비한 작품은, 도도새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의 날개를 잡아주고, 그렇게 함께 풍선을 타고서 비행을 시작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길은 먼저 그 길을 가본 사람들에 의해서 닦이고, 개척됩니다. 그리고 그 뒤에 뒤따라 길을 걷는 사람들은 그렇게 개척된 길 위에서 성장하고, 배우며,

마침내 자신만의 길을 찾게 됩니다. 저 또한 오늘 예술가로 이렇게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선배 예술가 분들이 먼저 닦아놓은 길 위에서 수많은 배움과 가르침을 얻었던 것처럼요.

이러한 호의의 연쇄가 결국 우리 인류를 오늘날까지 공존할 수 있게 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기부하게 된 작품은 그러한 공존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부라는 행위는 결국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덜어내어 타인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가장 숭고하고

이타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이 어느 누군가에게 자유롭고 아름다운 날개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기꺼이 귀한 시간을 내어 행사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이렇게 뜻깊은 행사를 개최해주신 유니세프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6E4C7B0A-7162-4403-85B2-157DBC5C2E14.jpg

올해 여름 개인전을 개최했던 대만의 소카갤러리와 함꼐 아트타이베이에 드로잉으로 참여를 했구요, 

IMG_2691.JPEG

이제 2026년부터 함께하게 될 탕 컨템포러리 갤러리의 단체전에도 참여했습니다.

올해 6월에 있을 싱가폴 탕 컨템포러리에서의 첫 개인전을 절찬리(?) 준비중이에요!

​부담도 크지만 그만큼 많은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IMG_3706.JPEG
IMG_3709.JPG

가수 G-Dragon의 갤럭시코퍼레이션에 방문했습니다.

GD님이 창립한 저스피스 재단과 함께하는 뜻깊은 전시를 준비중에 있어요.

1월 중 전시 소식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IMG_2796.JPEG
78C4B1C3-66A0-485E-8C6A-D488A87F3C0E.jpg
IMG_2960.JPG
fqs 2025-10-25 141245.712.JPG

2025을 마무리하는 개인전 <사이의 안부>를 제주 서보미술문화공간에서 오픈했습니다.

박서보 선생님의 유지가 깃든 미술관에서의 뜻깊은 전시였기에

많은 고민을 담아 작품을 준비했어요.

이번 전시를 위해 제가 쓴 글과, 전시서문을 써주신 이병률 시인님의 글을 여기 공유합니다 :) 

《 사이의 안부 ; A Note Left in the In-Between 》

바이닐 레코드(LP)를 모으기 시작한 지 어느덧 일 년이 되었습니다. 사실, 요즘은 이런 수고를 들이는 일이 사치처럼 여겨질 만큼 음악을 듣는 일이 무척 쉬워졌습니다. 알고리즘은 내 취향을 나보다 먼저 예측하고, 손끝 몇 번이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저는 종종 그 편리함에서 아쉬움을 느낍니다. 쉽게 얻는 것들은 대개 쉽게 사라져 버리고 마니까요.

요즈음은 취향조차 유행을 따라 빠르게 변하고, 감상이라는 감각적인 행위조차 알고리즘이라는 효율의 영역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렇게 우리는 감정마저 데이터화 되고, 시간은 ‘추천 항목’으로 환원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레코드를 모으는 일은 거기에 대한 저의 작은 저항입니다. 음악을 ‘듣는’ 시간을 회복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 시간을 통해 세상과 나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되찾기 위해서요. 좋아했던 뮤지션의 음반,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앨범을 직접 고르고, 공들여 주문한 뒤, 마침내 턴테이블에 얹는 그 순간은 오래도록 숙고한 고백을 건네는 그것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그날의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어울리는 레코드를 골라 턴테이블에 올리는 순간이 늘 기다려집니다. 이 느린 감상의 시간은 저와 이 세계 사이의 숨 쉴 틈을 조율하는 방식이자 하루를 마치는 나만의 의식입니다.

 

갑자기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그런 나날을 보내던 중 알게 된 것이 ’수관기피‘라는 단어입니다. 당연히 음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 무슨 사연인가 하면, 평소에 관심있던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무네키 타카사카(高坂宗輝)의 ’파니욜로Paniyolo‘ 연주곡이 수록된 음반을 찾다가 발견한 온라인 레코드샵의 이름이 《수관기피》였던 것입니다. 처음 듣는 단어였기에 찾아봤는데, 그 뜻이 썩 인상 깊었습니다. ‘수관기피’란 나무들이 자랄 때 서로의 수관을 침범하지 않고 자라는 현상이라고 해요. 수관樹冠은 나무의 윗부분을 뜻합니다. 이 현상 덕분에 나무들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자랄 수 있고, 수관들의 틈새로 내려오는 햇볕 덕분에 그 아래의 식물들 또한 함께 공생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무네키의 음반 소개 글에는 "소리와 소리 사이를 소중히 하면서 연주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수관기피의 뜻을 알고 다시 보니 이 음반을 판매하는 레코드샵 《수관기피》와 절묘하게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연주를 듣던 어느 날 밤, 문득 올해 10월 제주에서 열릴 개인전을 떠올렸습니다. 서울에서는 여러 번 전시를 열었지만, 제주에서의 단독 전시는 처음입니다. 그래서 어떤 주제의 작업을 준비해야 하나 무척 고심하던 차였습니다.

저는 십일 년째 멸종된 새 ‘도도새’를 그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매번의 전시회를 할 때마다 도도새가 등장하기에, ‘뭐가 됐던 어쨌든 도도새를 그리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질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전시가 열리게 될 장소와, 전시를 준비하며 천착했던 생각과 고민들을 고려해 그 내용이나 주제가 조금씩 변화합니다. 그런 방식으로 예술가는 스스로에게 익숙한 방식 속에서 새로운 변주를 찾고, 조금씩 성장하는 기쁨을 맛보는 것입니다.

 

저는 제주의 숲을 좋아합니다. 제게 육지의 숲과는 어딘지 모르게 다른 아련하고 애틋한 감정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킵니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오래전 어린 시절 기억 속 애착했던 장소에 도달한 것만 같은 착각을 들게 합니다. 어쩌면 바다를 건너 육지에서 건너온 이방인이 느끼는 이채異彩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고, 섬이라는 특수한 장소가 품을 수밖에 없는 숙명적인 고독으로부터의 따뜻한 슬픔의 전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일 년에 적어도 한번은 제주로 내려가 숲과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 삼에서 사일 정도를 머물곤 합니다. 분주한 일상으로 탈진한 몸과 마음을 돌보기 위해서요. 본래의 일상으로부터 너무 멀어지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에서 일상에 무리가 가지 않을 만큼의 기간 동안 머물며 그간 좀처럼 돌보지 못했던 삶의 균형을 되찾는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마치 제가 매일 밤마다 레코드를 들으며 세상과의 짧은 ‘거리두기’를 하듯, 요컨대 제주는 제게 있어 ‘수관기피’의 장소인 것입니다.

 

제주라는 나만의 ‘거리두기’의 공간, 그리고 레코드샵 《수관기피》에서 보내온 무네키의 음악은 제주에서 예정된 전시에 대한 단서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제가 십일 년 동안이나 끈질기게 그려온 도도새는 이미 멸종한 지 300년이나 된 새입니다. 날 수 있었지만, 안락한 환경 속에서 날기를 포기했고, 그로 인해 멸종의 운명을 맞이했습니다. 저는 이 비극적인 사건을 두고 생각했습니다. 도도새가 그랬듯 우리 또한 편리와 안락이라는 이름 아래 스스로 사고하고 선택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요. 편리함과 효율성의 대명사인 알고리즘은 어느새 인가부터 우리 삶의 이정표처럼 작동하게 되었고, 그러한 세태 속에서 이제 우리는 스스로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데에 오히려 점점 더 두려움과 주저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도도새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날기를 멈췄듯, 우리 또한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자신만의 기준과 자유를 포기하는 동안 우리 삶 속 ‘수관들’ 사이의 여백이 점점 좁아져만 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수관기피에 대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도도새가 외부 환경에 과도하게 순응한 결과 멸종에 이르렀다면, 수관기피는 자기 주체성을 지키며 세상와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생존을 이어가는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세상이 끊임없이 ‘기준’과 ‘정답’을 강요할 때, 우리는 오히려 각자의 고유한 영역을 인식하고, 삶에 적절한 여백을 허락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주에서 열릴 이번 전시가 수관기피의 틈 사이로 스며드는 연한 빛무리와 같은 기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준비했습니다. 나무들이 서로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음으로써 만들어낸 그 무해한 빛처럼, 소리와 소리 사이를 소중히 하며 음반을 만들었다는 무네키의 말처럼, 세상과 당신의 사이, 당신과 세상의 사이가 조금 더 소중하며 안온한 관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가 많은 사람들을 편안히 미소 짓게 하였다

이병률 (시인. 여행작가)

 

다시 태어난다면 새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새로 태어난다면 김선우 작가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김선우 작가의 그림은 그 자체로 착한 세상이기도 하고 그래서 어쩌면 천국일 것이고, 또 어쩌면 인류가 발생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자연 뿐인 세상 속이니까요.

착한 사람 김선우 작가를 알았습니다. 그의 그림은 마치 여행 같습니다. 낯선 곳을 찾아가는 여행인 듯싶기도 하면서,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데도 사람을 기다리거나 찾아가는 여행만 같습니다.

어쩌면 그의 그림은 이토록 착할까요. 그가 꿈이라는 거대한 거울을 실타래처럼 풀어내고 있어서인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착한 사람들은 꿈속에서 결코 자기가 ‘악역’을 맡지 않는다고 합니다. 깨어나서는 아주아주 힘들 만큼 악몽을 꾸고 일어나서 보면 쫓기는 입장이거나 남한테 고통을 받는 힘겨운 입장일 뿐 절대 가해자가 되지는 않는답니다. 꿈은 무의식의 표현이라고 말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속에서 착하고 선하지, 악역을 맡게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김선우 작가의 그림들 앞에서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김선우 작가는 이 지구의 창문에다 우리가 잊고 사는 꿈을 그리면서 착한 사람의 역할을 맡고 있어서입니다.

말하나마나 착함은 평화의 다른 이름일 것이고 그 평화로움은 우리를 판타지로 견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난 믿음이라는 게 좋은 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마음의 치료를 위해 공간을 바꿉니다. 조금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 매일 다니는 길을 바꾸는 것처럼 말입니다.

숨이 막힐 것 같을 땐 창을 열고 밖을 오래 바라봅니다. 비가 왔음 좋겠다고 생각하거나, 눈이 왔음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 만났던 사람 곁을 불쑥 떠나기도 하고 또 누군가를 간절히 새로 만나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김선우 작가의 그림 앞에서 문득 이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혼자 살고 있는 시각장애인은 어느 날,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벽에다 그림 하나를 걸고 싶다고 말합니다. 오래 전부터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멋있는 그림 한 점을 집에다 거는 거였다고 말하면서요.

그래서 친구는 앞을 못 보는 친구가 그림을 구하러 외출할 때 동반해줬습니다.

갤러리에서 친구는 그림들을 설명합니다. 앞을 못 보는 친구는 친구의 말을 유심히 듣습니다.

결국은 평화로운 그림 한 점을 고르게 됩니다.

그러고는 시각장애인 친구 집에 간 다음 그림 걸 자리에 못을 박고 그림을 걸면서 친구는 궁금했지만 참고 있었던 걸 물어봅니다.

“근데, 솔직히… 이 그림은 왜 거는 건데?”

그러자 앞을 못 보는 친구는 말하죠.

“그래도 그게 벽에 걸려 있으면 그쪽 벽을 바라보는 일은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림을 볼 순 없지만, 그곳에 그게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나아질 겁니다.

어쩌면 그 그림을 보기 위해 차를 끓여서, 그림 앞에 앉은 다음 이내 행복하단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이 이야기 끝에다 김선우 작가의 그림을 붙여보면 어떨지요. 앞으로 못 보는 사람이 집에 걸고 싶은 그림 한 점이 김선우 작가의 그림이라면 어떨지 말입니다. 푸르고 투명합니다. 넓은 잎새에 맺힌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정적이지만 충분히 수런거립니다. 도도새들이 저희들끼리 진심을 다해 과거를 응시하면서 그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황금빛 열매들이 달빛을 받아 새초롬히 빛나는 숲의 시간은 마침 섬을 따라 맴도는 밤바다의 노래만 같습니다.

 

거기에, 그 자리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사실 없다하더라도 아무것도 없다 하더라도 그게 정말 원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만큼의 믿음이라면 우리 삶에 굉장한 차이와 변화를 가져다 줄 거거든요. 그건 김선우 작가의 그림 앞에서 우리가 꾸던 꿈을 마저 완성하는 희망으로 이어질 겁니다.

 

모두가 다 가도, 떠나지 않고 남아 있는 것,

모두가 다 빗물에 씻겨도, 씻기지 않는 마지막까지 유일한 것,

모두가 나에게 아니라고 말할 때 조용히 내 어깨에 올려주던 따뜻한 손,

그리고 세상 끝나는 날이 와도 분명히 그리워하게 될 그 존재들의 메시지,

우리들 빈 액자 속엔 그런 그림을 그리는 친구가 한 명 있답니다.

 

모든 인간의 공통된 꿈은 지구가 훤히 내려다보이도록 높이 높이 날아오르는 것이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고 또 지금의 속도라면 앞으로 몇 천 년이라는 시간도 무심히 흐를 것이겠지요. 그 몇 천 년이 지난 어느 시점, 어느 기록에는 이렇게 적히기를 희망합니다.

이 우주에는 ‘지구’라는 별이 있었고, 그 지구에는 마음씨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고. 그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는 가닿고 싶어 했고, 달려가서 흠뻑 안기고자 했던 풍성한 숲을, 그림으로 그려서, 많은 사람들을 편안히 미소 짓게 하였다, 라는 기록 말입니다.

IMG_2974.JPG

정원대표님과 함께 아티스트 토크도 진행했고,

IMG_2740.JPG

제주의 맑은 공기와 빛속에서 매일 아침 달리기를 했습니다 :) 

IMG_2991.JPG
IMG_3022.JPEG

​전시를 핑계로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의 이곳저곳을 잠시 여행하기도 했구요.

IMG_3796.JPEG
IMG_8163.JPEG
IMG_3798.JPEG
IMG_3794.JPEG
IMG_3781.JPEG
IMG_3783.JPEG

제주에 이어 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서보아트스페이스에서도 전시가 이어졌습니다.

이곳은 박서보 선생님께서 작업실로 쓰시던 장소이기에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더 뜻깊은 마음이 들었던것 같아요.

IMG_8171.JPEG

이번 전시를 위해 애써주신 분들과 함께 한 컷.

​감사했습니다. 😌

IMG_3264.JPG

몇 달 전이지만,, 예뻐서 공유해봅니다 ㅎㅎ

제 작업실이 위치한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이에요.

대학생 시절에는 공원 내에 아르코 미술관에서 전시장 지킴이 아르바이트를 

참 오래도 했었는데.. 이제 제가 작가가 되다니..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격세세지감이 듭니다 :) 

IMG_3660.JPEG

요 사진은 난생처음 방문한 정신과에서 찍은 뇌파 검사 결과지에요..ㅎㅎ 

스트레스성 역류성 식도염이 도무지 잘 낫지 않아 모든 방법을 총동원 하다보니 

​멘탈에 관련된 병원까지 방문하게 되더라구요.

올해 초에는 폐렴으로 몹시 고생했는데,

하반기에는 스트레스로 역류성 식도염이 발병해 이 병을 4개월 넘게 앓는 동안

체중이 8kg이나 빠지고 말았습니다...

상담을 받다보니 제가 불안과 완벽에 대한 강박이 엄청 강하더라구요.

그래서 스스로가 지치는 것도 모르고 끝없이 밀어붙이는데,

자신에 대한 기준이나 기대가 높다보니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만족과 적당히를 모르는 성격이라고요.

​아무튼 이런 성격탓에 체중이 그렇게 줄어드는 와중에도 주어진 일을 모두 소화해냈으니

연말이 되어서는 정말 탈진에 가까운 상태였죠..ㅎ
사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국제 후지산 마라톤 참가를 위해 도쿄에 갔어야 했는데,

대회 시작 일주일 전 큰 마음을 먹고 비행기 티켓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많은 기대를 안고 올해 4월에 오픈하자마자 신청하고 준비했던 풀코스 마라톤이었고,

올해 내내 꾸준히 연습도 했기에 무척 뼈아픈 기분이 들었습니다.

몇 달 전에는 하프 마라톤도 성공적으로 마쳐 자신감도 많이 올라온 상태였기에

걱정보다는 설렘이 가득했고요. 하지만 지금 몸 상태가 풀 마라톤을 견뎌내기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은 뛸 때가 아니라 잠깐 멈출 때라는 결심을 내렸습니다.
 

IMG_3486.JPEG

그래서 마라톤 일정 대신, 여수 향일암에 홀로 내려와 일박 이일 간의 템플스테이를 지내기로 했습니다.

이틀이라는 시간은 휴식을 취하기에는 무척 짧기는 했지만,

IMG_3587.JPEG
IMG_3531.JPEG
438BE48C-CB66-4EED-9100-95737AFABC01.png

마침 템플스테이를 신청한 사람이 저 혼자 뿐이었기에 고요한 대웅전 마루에 앉아 오래도록 명상을 했고,

불을 끄면 방 안으로 쏟아지는 수없이 명멸하는 별빛 사이를 헤엄치다 단잠에 빠져들었습니다.

 

IMG_3584.JPEG
IMG_3548.JPEG
IMG_3572.JPEG

그리고 해가 뜨기 전 어두운 새벽, 스님과 함께 길을 더듬어 산 정상에 올라

말갛게 온 바다를 적시는 일출을 보고 나서 잔잔한 차담을 나누었던 시간은

정성껏 말린 찻잎의 향기처럼 은은하고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게 될 것 같아요.

 

달리기를 하는 동안 멈추거나 걷지 않고 마라톤을 완주하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큰 용기와 인내가 필요한 일이지만, 잠시 멈추는 일 또한

그만큼의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잠시 멈춤의 시간을 도태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채우지 않으려는 모진 노력을 해야 하니까요.

 

결국 더 멀리, 오래 달리기 위해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순간은

어쩌면 달리는 길 위에서가 아니라 잠시 멈추어 서서 나 자신으로 시선을 돌릴 때

발견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향일암을 떠나는 길,

문득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는 이유입니다.

언젠가 마음이 다시 불안으로 가득찰 때, 이곳에서의 그 잔잔히며 농도 깊었던 시간을 떠올려보려 합니다🙂

 

”불안을 탈출한다는 것은 그것을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그것을 지닌 채 산다는 것.

그런고로 더욱 삶의 근본 마당에서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안의 탈출구는 밖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향하고 있다.“

<이어령의 말> 세계사

 

IMG_3257.JPG

모교에서의 요청으로 작업실에서 졸업반 후배분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사실,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고서는 작업실에 누군가를 초대하지 않는 편이에요.

작업 루틴의 흐름이 끊기기도 하고, 아무래도 미완성 상태인 작품들의 과정들이

다른 이에게 보여지는 일이 때로는 몹시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모교에서 특강 제안을 받았을 때,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일반 미술애호가 분들 앞에서 아티스트 토크를 하는 일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격려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면서도,

예술가라는 길을 걸으려는 이가 필연적으로 겪어야만 하는 고독과 기약없는 인내를

저도 이제 어느정도 알게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오래전 제가 처음 작가로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이 문득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후배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지만, 예술 또한 시작하는 일 보다,

지속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직업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특강을 시작할 때 제가 "앞으로 작가로 살아가고 싶은 분 계신가요?"

라고 질문했을 때, 그 누구도 손을 들지 않았다는 데에서 그다지 충격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어요.

물론  저 또한 여전히 예술가로 살아남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때문에 후배들과의 만남은 저에게 있어 오래 전 초심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자극을 얻었던 시간이었어요 :)

어떤 길을 걷게 되던, 진심을 담아 응원합니다.

 

IMG_3602.PNG

2025년을 마무리하는 전시..  《열매: 마음이 모여 맺힌 것》 에 참여했습니다.

프린트베이커리, 사랑의열매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이 전시는 연말을 맞이해

예술을 통해 우리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습니다 :)

 

저는 작품 두 점으로 참여했고, 판매금 일부는 사랑의열매에 기부되어 온기가 필요한 곳에 사용되었스빈다.

또, 이번 행사를 기념하여 사랑의열매 도도새 브로치와 토분 패키지를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도도새 브로치는 프린트베이커리 홈페이지에서 사전 구매 가능하며, 본 굿즈 판매금 일부 또한 사랑의열매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됩니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바쁜 현실 속에서 잊고 지내온 이타심과 공감에 대한 가능성을 예술의 언어로 증명해보려는 시도이며, 그 시도로부터 맺어진 창작의 열매를 함께 나누는 축제입니다. 이는 물질적 기여를 넘어 예술가가 세상과 관계를 맺고,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하여 고민할 수 있는 한 가지 방식이기도 하고요. 

 

IMG_3462.JPG
IMG_3600.JPEG

브로치와 토분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토분은 토마토 씨앗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요 :)

도도새 브로치 구매 링크

도도새 토문 구매 링크

 

IMG_3605.JPG
IMG_3604.JPG

이번에 출품했던 두 작품.

​감사한 분들께 낙찰이 되었습니다 😌​​

 

IMG_3692.JPG

단체전을 진행한 덕분에 겸사겸사 송년회로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낸 작가님들과 :) ​

 

IMG_3436.JPEG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산 LP. 

​역시 크리스마스는 빙 크로스비가 근본이죠.

 

IMG_3446.JPEG

지난 6월부터 시작했던 월간드로잉이 12월을 마지막으로 프로젝트가 종료되었습니다.

그간의 월간드로잉은 아래 아카이브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월간드로잉 아카이브

 

KakaoTalk_20260102_073314929.jpg

2025년에도 다독했던 해였습니다 :)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자랑할만한 일처럼 느껴지지는 않지만,

이렇게 통계를 놓고 보면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곤 해요.

제가 2025년에 재미있게, 혹은 뜻깊게 읽은 책 몇권을 소개하고 

계간도도 2025년 겨울호를 마무리 하려 합니다.

제가 해당 도서를 읽으며 밑줄 친 문장들을 함께 추천의 변으로 공유드릴게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행복의 기원, 서은국 

"천문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수능 점수가 너무 잘 나와서 의대를 가는 학생들.

더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명분에 행복을 양보하는 습성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행복을 정육점에서 판다면, 현재 시중의 고기들은 기름이 너무 많이 붙어있다. 오컴의 칼날이 필요하다.

그 칼날으로 기름기를 제거하고 나면 행복의 살코기로 남는 것은 주관적인 즐거움과 기쁨이다."

​당신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태호

​"팩트와 느낌 사이에는 반드시 틈이 있다.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로봇처럼 반응하지 않으려면 둘 사이의 틈을 최대한 벌려 놓아야 한다. 반응에 대한 선택권을 내 손에 틀어쥐 어야 한다는 뜻이다. 내게 닥친 일에 화날 일, 슬픈 일, 괴로운 일, '어찌어찌 반응해야 마땅한 일'로 꼬리표를 붙일 것이 아니라, 그냥 '일'로서 바라보는 거리가 필요하다. 그 일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 흔들림이 없어야 평온함 가운데 나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

책을 덮고 삶을 열다, 정혜윤

"자유는 흔히 말하듯 구속이나 억압이 없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만은 아니다. 자신의 힘과 능력을 아는 것, 그것을 마음껏 표현할 기회를 갖는 것, 결국은 사랑으로 끝날 행위를 할 수 있는 것, 나는 이것을 '자유'라 부른다. 자유는 어떤 위안보다 좋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누군가의 외모를 폄하하는 순간, 그 자신도 더 힘든 세상 을 살아야 한다. 그렇게 예쁜가? 그렇게 예뻐질 자신이 있는 걸까? 누군가의 학력을 무시하는 순간, 무시한 자의 자녀에게도 더 높은 학력을 요구하는 세상이 주어진다.
아, 그렇겠지... 당신을 닮아, 당신의 아들딸도 공부가 즐겁겠지 나는 생각했었다. 사는 게 별건가 하는 순간 삶은 사 라지는 것이고, 다들 이렇게 살잖아 하는 순간 모두가 그렇게 살아야 할 세상이 펼쳐진다. 노예란 누구인가? 무언가에 붙들려 평생을 일하고 일해야 하는 인간이다."

먼저 온 미래, 장강명

"인공지능은 그저 도구일 뿐이며, 사용 여부는 각자 선택하면 되고, 사용하건 사용하지 않건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지켜나가면 된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을 본다. 그들의 순진한 전망은 틀렸다.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인공 지능을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 때문에 내가 추구하는 가치 가변하고 뒤바뀐다. 나를 둘러싼 기술-환경이 바뀌기 때문이다. 내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한 그 영향을 받는다. 내가 수렵채집에 의존하는 생활 방식을 고집하더라도, 내 주변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 나는 예전 처럼 살 수 없다. 내가 수렵채집인으로서 성스럽게 여기는 나무를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베어 내면 나는 화가 날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생활하는 방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어떤 기술은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기술은 사람들이 서로 관계 맺는 방식과 다른 사람의 성취를 평가하는 기준을 바꾸고, 공동체에 새로운 금기와 규칙을 만든다. 그 규칙들은 새로운 제도와 질서가 되고, 그 질서에 따라 새로운 계급과 문화를 지닌 새로운 사회구조가 탄생한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그대가 사랑하는 것이 그대를 끌어당길 것이다. 그것을 말없이 따라가라. 그대는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새의 선물, 은희경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에는 이쁘고 좋기만 한 고운 정과 귀찮지만 허물없는 미운 정이 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제 나 고운 정으로 출발하지만 미운 정까지 들지 않으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운 정보다는 미운 정이 훨씬 너그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한 사랑의 이유가 있는 고운 정은 그 이유가 사라질 때 함께 사라지지만 서로 부대끼는 사이에 조건 없이 생기는 미운 정은 그보다는 훨씬 질긴 감정이다. 미운 정이 더해져 고운 정과 함께 감정의 양면을 모두 갖춰야만 완전해지는 게 사랑이다."

숙론, 최재천

"숙론의 목적은 누가 옳은가를 결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찾으려는 것이다."

독자참여코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Q. 큰 캔버스나 벽면처럼 넓은 공간에 작업하실 때는 가까이서 보는 시야와 멀리서 전체를 보는 시야가 많이 다를 것 같은데요. 그런 큰 작업을 하실 때 스케치부터 색을 채우기까지, 전체 균형이나 구도를 어떻게 맞춰가시는지 궁금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2026년엔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 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시길!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 이루는 2026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님)

A. 

말씀 주신 것처럼 시야가 많이 달라지다 보니, 큰 그림을 그릴때는 자연스럽게 앞뒤로 많이 움직이게 됩니다.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서도 보면서요. 저는 스케치를 매우 러프하게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계획했던 것과 많이 달라지기도 하고, 색상도 딱 정해두고 하는 편이 아니다보니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본능적인(?) 부분에 감각을 많이 맡기곤 합니다. 제 작품이 딱 떨어지는 깔끔한 느낌에 비해서 그리는 과정은 꽤 자유료운 편이에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Q. 안녕하세요 선우작가님, 작년 후지산 풀마라톤을 아쉽게 참여하지 못하셨다고 하셨는데 올해 참여 계획중이신 대회가 있으실까요? 개인적으로는 3월 동아마라톤에 pb를 세우고 싶어 나름의 준비를 하고있는데 도움될만한 조언이 있으시다면 듣고싶습니다! (나**님)

A. 

건강상 이유로 풀마라톤을 참여하지 못해 무척 아쉽습니다.. 그래도 매년 하는 대회니 2026년 올해에는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그리고 올해 4월에 제가 기획에 참여 중인 마라톤 대회가 있습니다 😊 도도새가 키비주얼이 되어서 귀여운(?) 마라톤 대회가 될 것 같아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러닝에 대한 조언을 제가 드리기에는 제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지만.. 결국 꾸준함이 나 자신을 이기는 가장 중요한 열쇠 같아요. 춥다는 이유로 요즘 러닝을 소흘히 한 저를 반성해봅니다..😹

Q.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조차 저에게는 큰 용기처럼 느껴져요..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늘 앞서거든요. 작가님께서는 두려움이 앞설 때, 어떻게 마음을 다잡고 한 걸음을 내딛으시는지 궁금합니다. (김**님)

A. 

저도 매번 새로운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와 비슷한 감정을 느꺼요. 흰 캔버스 앞에 서면 아직도 두렵기도 하고, 결국 그림을 그린다는 건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상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거든요. 결국 그림을 세상에 보여줄 때 진정한 의미가 생기는 거니까요. 그래서 세상에 나를 보여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결국 거기서 용기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한 걸음씩 걸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나 자신과 만나고, 어제의 나 자신을 극복하게 되더라구요. 응원합니다🙌  

Q. 2025년 저에게 주는 선물로 drop shop에서 travaild작품을 구입 했습니다. 매일 퇴근할때 이 그림 보는 맛으로 설레면서 퇴근 하고 있어요. 집에 도착해서 쓰윽 보고 있으면 맘이 몽긍해 지면서 따수워 지거든요 ㅎㅎ 좋은 작품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근데 이 작품… 보관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액자를… 해 놓는게 좋을지…. 고민 고민이…..

작가님에게 그림과 달리기를 제외하고 다른 삶은 있으신지도 궁금해요. 삶의 방향성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잠재우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 중이라서요 ㅎㅎ (허**님)

A.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  판화이기 때문에 액자를 하시는 것을 무조건 추천드리기는 합니다..ㅎ 종이는 그냥 보관하다보면 변형이 쉽게 일어날 수 있어서요. 캔버스 천이 틀에 잘 고정되어 있으면 보관 상태가 좋은 것처럼요.

​저는 365일을 거의 내내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내기는 하지만, 가능만 하다면 짧든 길든 여행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도 좋지만, 제 경험상 진짜 여행은 홀로 떠난 곳에서 마주하는 나 자신과 고독이 주는 비일상적인 감각들을 만나는 일 같아요. 고독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무뎌졌던 수많은 감각들을 예리한 칼날처럼 벼려줍니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기 보다는, 나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을 갖기가 의외로 정말 어렵거든요. 그런데 낯선 곷에서 낯선 이들 사이를 걷다 보면 오히려 마음이 열리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모리셔스라는 낯선 땅으로 홀로 떠나 도도새라는 강력한 영감을 마주 했던 것처럼요.

Q.

1. 매번 도도새 연작을 그리다보면 매너리즘 같은 거에 빠지지는 않으세요? 뭔가 나는 다른 그림도 잘 그릴 수 있는데, 더 많이 표현하고 싶은 것도 있고, 더 잘 그릴 수 있는 것도 많이 있는데. 하는 그런 생각. 그런 마음이 들 때는 어떻게 마음을 추스리시나요?

 

2. 작가님이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또는 편애하는 그런 작가나 작품이 있나요? 세상에 너무 많고 다양한 작품들이 있잖아요. 작가님이 닮고 싶은 작가나 혹은 다른 작가의 특정 작품이 작가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 있을까요?

(임*님)

A. 

1. 이제 11년째 도도새를 그려오고 있는데,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이 그 부분인 것 같아요. 질리지도 않고, 해보고 싶은게 아직도 너무 많고요..ㅎㅎ 그럼에도 부족한 욕망(?)은 해외 레지던시 생활을 통해서 충족합니다. 작업환경을 완전하게 바꾸고, 낯선 장소가 주는 새로운 영감과 분위기 속에서 더 즐겁게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일에 푹 빠져보는거죠. 그런 의미에서 올해 10월에는 대만 타이난에서 한 달 간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기대되네요!

2. 저는 개인적으로 앙리 루소와 요시토모 나라를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제 그림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데에 있어 딱히 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만 보더라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의 영향을 받아 정립되어 가는 것처럼, 저 또한 그렇게 위의 두 작가 뿐만 아니라 제가 보고 듣는 많은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 같아요.  화풍의 영역을 떠나 작가로서의 삶을 닮고 싶은 작가는 저의 은사님이신 변웅필 선생님과 오원배 교수님이세요. 작업이라는 자신의 언어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묵묵한 모습으로부터 지금도 늘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Q.

겨울이 되니 너무 추워져서 밖에도 나가기 싫어진 러닝초심자입니다… 작가님은 겨울에 어떻게 무장하고 어떤마음으로 나가시는지 궁금해요… 새해부터 다시 뛰려고 했는데 너무 추워서 또 고민하고 있습니다 ㅠㅠ

(임**님)

A. 

미세먼지 상태도 안좋고, 너무 추워서 헬스장을 등록하긴 했는데요...

한 네 번 간 것 같아요.................ㅠㅠ 반성합니다. 오늘은 헬스장 갑니다..!

2026년 봄호로 곧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따뜻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 

​계간도도 메일링 리스트 신청하기

https://forms.gle/rhb6ShcW1CnuvZ9w8

이번 <계간도도>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후기를 공유해주세요!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