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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계간도도>의 세 번째 소식입니다. :) 

어쩐지 매 년 해가 갈수록 더 바빠지는 느낌이 드는건.. 그저 느낌이 아니겠죠.. 🤔

정신을 차려보니 추석이 지나고 가을이 왔네요.

무척 바쁘고  분주한 여름을 보낸 탓에 '계간'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이번에는

여름과 가을 소식을 한꺼번에 들고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 

​과연 2023년 저의 여름과 가을은 얼마나 분주(?)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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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초입에는 <널위한 문화예술>팀과 협력하여 <사적인 컬렉션>을 통해 작품 세 점을 판매하는 동시에

​이안온, 김봄이 작가님과 함께 삼청동 코너갤러리에서 단체전에 참가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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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저 혼자 단독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기획되었지만, 

이미 많은 주목을 받아온 저였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신진 작가님들과 함께 해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주최측에 드렸고, 

올해 봄 옥션과 화랑미술제에서 제가 각각 컬렉팅 한 이안온 작가님, 그리고 김봄이 작가님과

​함께 하는 오프라인 전시를 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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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라는 전시명의 소소한 3인전은 삼청동 코너갤러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전시의 명제인 세렌디피티가 '뜻밖의 기쁨'이라는 뜻인것 처럼,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각자의 여행길 위에서 저희는 그렇게 우연히 마주쳤고, 이렇게 잠시 한 자리에 함께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소설가 박완서는 길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길은 사람의 다리가 낸 길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이 낸 길이며, 누군가 아주 친절한 사람들과 그 길을 공유하고 있고, 소통하고 있다는 믿음 덕분에 내가 그길에서 느끼는 고독은 처절하지 않고 감미롭다고요. 

​그 감미로운 고독 속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앞으로의 고단한 여정을 위해 온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던 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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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들, 그리고 <널위한 문화예술> 오대우님, 이지현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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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하던 시기에 아티스트 필름을 작업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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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이 있는 평창동과 제가 살고 있는 노원구의 아파트를 오가며 하루 동안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제 일상을 친근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작업이 이루어졌고, 

​많은 분들의 노고 덕분에 멋진 아티스트 필름이 탄생했습니다 :) 

 

​노는 법을 까먹은 접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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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바쁜 와중에 잠시 짬을 내 제 매니저로 활약하고 있는 요매니저를 비롯해 회사 분들과 함께

​잠시 일본으로 떠나 오사카-교토-나라를 다녀왔고요.

​(노는 법을 까먹진 않았습니다..!!)

(여행 계획을 엑셀로 세우는 극 J인 저 덕분에 동행한 두 분께서는 살짝 벅찼다는 후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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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는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단체전 

​<심상과 물성> 전시에 두 점을 출품해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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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진행되었던 <CLUB PBG>행사의 스틸컷.

제 작품을 소장하신 가까운 분들을 모시고 친근한 분위기에서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딱딱한 작품 이야기 보다는, 제가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

도도새를 그리게 된 내밀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풀어보았어요. 

사실 어렸을 때나, 대학생이었던 시절을 돌아보면 사람들 앞에 서는 일 자체를

몹시 많이(...) 두려워했기 때문에, 발표 같은 것만 했다 하면

고개를 푹 숙인 채로 거의 랩을 하듯 이야기를 했던 저 였습니다 😂

그런데 막상 작가라는 직업을 갖고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사람들 앞에 서야 할 일이 많더라고요.

작가로서 좋은 작업을 성실하게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것을 글과 몸으로 표현하는 일 또한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매 순간 깨달아 왔습니다.

​결국 내 작업을 최초로 변호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니까요.

그래서 사람들 앞에 서고, 나의 이야기를 하는 일은

저 스스로의 작업을 반추하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변호란, 결국 나 자신을 설득하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뵈었던 어느 분께서 제게 메시지를 주셨는데,

 예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제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예술적 성취도 좋지만,

그럼에도 가장 보람있고 벅찬 일은 이렇게 누군가에게 예술의 쓸모를 선사드리는 순간 같아요.

​저는 그런 창작자로 늘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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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에 개최했던 개인전에 이어 여름에 갤러리아 압구정에서 있을 전시를 위해

​봄-여름 내내 준비를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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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부랴부랴 전시 준비를 마치고서 6월 30일에는 그리스의 크레타 섬으로 떠났습니다!

위 사진의 집은 제가 한 달 간 머물렀던 크레타 섬의 헤르니스소스라는 작은 해변 마을의 에어비엔비에요.

이번 여행에는 세 가지 목적이 있었습니다. 

1. 내년 초에 출간 예정인 에세이 초고 완성하기 

2. 12월에 있을 개인전을 위한 영감 얻기

3. 잠시 파리로 떠나 불가리 콜라보 행사 참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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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에 도착하고 나서 3일 뒤, 저는 다시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떠나 

불가리 세르펜티 75주년 콜라보레이션 캡슐 백 런칭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 

작년 말에 불가리로부터 제안을 받아 제가 직접 가방을 디자인 했고, ​

드디어 정식으로 프랑스 파리 뱅돔 광장의 불가리 매장에서 선보이는 행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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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콜라보에 참여한 미국 작가 소피와 함께.

저.. 그동안 살면서 명품매장은 한 번도 들어가본적이 없었는데..ㅋㅋㅋ

이렇게 명품매장에 입성(?) 해보니 너무 기분이 좋더라구요 ㅎㅎ

​파리 현지에서도 통역과 진행에 애써주신 감사한 분들 덕분에 행사를 잘 치를 수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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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비롯해 중국과 미국 작가가 콜라보를 진행했고, 

​저는 영광스럽게도 한국을 대표하여 이번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

각 작가가 두 종류의 가방을 디자인했고,

7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컬렉션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단 75개만 제작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디자이너 브랜드 ULKIN(얼킨)에서 의상 스타일링 및 바지 협찬을 해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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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주선해준 여러 매체와 인터뷰도 했고,

​파리까지 따라와서 애쓴 우리의 요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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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도 반응이 무척 뜨거웠던 덕분에 정말 황송했던(?) 행사였습니다.

​불가리 덕분에 비행기 비지니스 클래스도 처음으로 타 봤고,

명품 매장에서 VIP 대접도 처음으로 받아봤으니까요. 

더 아래에서 다시 언급할 예정이지만, 8월에는 제작된 수량 일부를 한국의 불가리 매장에서도 판매를 했고,

이번에 콜라보를 진행했던 세 명의 아티스트 중에 제 가방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는 기분 좋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어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하이퍼링크에서 확인 가능하십니다 :) 

 

김선우 X 불가리 세르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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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 섬에는 아시아 음식을 좀처럼 구할수 없었기에..

(제가 머문 곳이 엄청 시골 어촌이기도 했고요..)

​파리에서 식량들을 구해서 바리바리 싸갖고 다시 크테타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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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금 우여곡절이 있었는데요.. 

일단 파리에서 다시 크레타로 돌아온 직후에 코로나에 걸렸고,

그렇게 거의 4일 정도를 앓고 났더니 이번에는

앉아있을 수가 없을 정도로 허리에 요통이 심하게 오는 바람에

왼쪽 위 사진처럼 서서 종일 서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키에 맞춘 스탠딩 작업대를 만들어놓고 글을 썼습니다..😂

풍경은 예쁜데 몸이 아프니 어찌나 서럽고 우울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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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크레타까지 글을 쓰러 온 까닭은 여러가지 핑계가 있었지만,

일단 한국에서는 온 사방에 해야만 하는 일들이 널린 탓에

글쓰기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어요.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과거에 크레타를 비롯한

그리스의 여러 섬들을 유랑하며 800매가 넘는 원고를 썼다는 사실이 저를 이곳으로 이끌기도 했구요.

비록 크레타에 머무는 내내 요통에 시달리긴 했지만..(ㅠ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한동안 병원도 다니고, 적절한 운동으로 회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글을 써내려 갔고, 틈 나는대로 집 앞 해변에 나가 수영도 하고 책도 읽고, 

동네에서 만난 풍경을 종이 위에 옮겨보기도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때로는 여유롭게, 때로는 분주하게 채워나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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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부산 개인전을 준비할때, 부산의 바다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듯,

크레타에서 머무는 내내 아침과 낮, 하루의 끝에서 마주하는 바다의 풍경이

제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것 같아요.

그리고 길에서 만나는 들꽃들, 올리브나무, 구름 한 점 없는 건조하고 파란 하늘 등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이지만,

 여행자에게는 특별한 이미지들에 제 감정을 담아 종이에 옮겨보기도 했습니다. :) 

정말 오랜만에 도도새가 없는 그림을 그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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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의 마을에서 머무는 일이 조금 지겨워 졌을때쯤,

자동차 한 대를 빌려 크레타 섬의 내륙을 여행했습니다.

크레타 섬은 제주도의 네 배 정도 되는, 꽤 큰 섬이에요.

저는 섬의 남동쪽 내륙에 위치한 작은 산골 마을들을 며칠 간 여행했습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해안에 몰리는 편이기에 내륙의 마을들은 무척 한산했고,

더욱이 크레타는 아시아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곳이어서

가는 곳마다 의도치 않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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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마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고대 그리스 시대의 오래된 유적들과 협곡,

제우스가 탄생한 곳이라고 알려져 있는 신화 속 동굴도 방문해 볼 수 있었습니다. :) 

우리가 사는 이 시대 또한 언젠가는 오래된 과거가 될것을 생각하게 될 때면

이런 고고학적 의의가 있는 장소들을 방문하는 일이 무척 흥미롭고 설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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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여행을 하던 중 우연히 들른 작은 마을에서 만난 카페의 주인장 할아버지와 함께찍은 사진입니다.

​이 날의 추억에 대한 기록을 여러분들께 나누어 봅니다 :) 

그리스의 크레타 섬을 여행하던 어느 여름, 그 섬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무려 2000살이 넘은 플라타너스를 구경하러 가는 길에 들른 작은 마을에 잠시 차를 세우고 거리를 산책했습니다.

그러던 중, 수많은 철학자들의 그림과 오래된 사진들로 장식된 카페 입구에서 햇볕을 쬐며 앉아있던 한 그리스 할아버지가 내게 커피를 마시고 가라며 손짓했습니다. 그것이 호객이 아닌 순수한 호의처럼 느껴져서기보다는, 그 카페 안에서 손짓하는 그림과 사진들이 궁금해서 끌려 들어가듯 그곳으로 가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리스 할아버지는 직접 내린 진한 그리스 커피와 달콤한 빵 한 조각, 물을 내게 가져다주고선 내 맞은편에 마주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벽에 붙어있는 오래된 사진들을 가리키며 자신의 아내와 가족과 흘러간 과거에 대한 이야기들을 내게 고백했습니다.

 

물론 그의 그리스어를 단 한 마디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이미 오래전에 흘러가버린 아쉬운 그 시간들을 되살려 내려는 듯,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동자가 시간을 거슬러 맑게 빛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군복을 입은 젊은 시절의 그의 사진들과, 알바니아, 불가리아와 같은 단어로 유추해 볼 때, 혈기가 넘치던 시절의 젊음은 아마도 그리스의 독립을 위해 바쳐졌을 터였습니다.

 

내가 커피를 다 마시자 그는 그리스식 증류주인 우조ouzo를 한 잔 가져다주었고, 죄송하지만 제가 운전을 해야 해서요. 하며 운전대를 잡는 시늉을 하는 내게, 괜찮아, 건강해지는 술이야. 야마스!(건배) 라며 자신의 잔을 비웠습니다. 운전도 운전이지만, 원체 술을 잘 못하는 나는 그저 술잔에 입을 살짝 댔다가 떼었고, 그는 그것을 아쉽게 바라보았지만 굳이 또다시 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작은 배와 복숭아를 가져와 손때 묻은 작은 주머니칼로 껍질을 깎아주며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이윽고 내가 떠나야 할 시간이 되자 자신의 명함을 주며 또 오라며, 함께 사진을 남기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구글 지도에서 이 오래된 카페에 대한 리뷰를 찾아보니, 7년 전에 작성된 리뷰가 눈에 띄었습니다. 진하고 맛있는 그리스식 커피를 내려주는 주인 할머니와 자신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주는 친근한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근래에 작성된 리뷰 중 하나에는 그의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만났던 그는 무수한 이별들 속에서도 여전히 하루를 영원처럼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와 같이 그를 잠시 스치는 수많은 이방인들의 꿈속에서 그는 결국 영원처럼 살아가게 될 테니까요. 결국 이별만이 우리의 인생인 걸까요. 단언컨대, 2천 년을 버텨온 플라타너스 나무 일지라도 대답하기 어려울 터 입니다.

자신의 가장 빛나는 추억을 나누어준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건강을 빕니다.

사실 내륙 여행을 하던 중에는 요통이 조금 나아졌을 뿐, 운전을 오래 할수는 없는 상태였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여행의 마지막날, 뭔가를 잘못 먹었는지 장염이 옵니다 (...)

​그래서 다시 해안가 숙소로 돌아온 직후부터 쌀죽과 삶은 감자로 연명하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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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글은 어떻게든 꾸역꾸역 써 나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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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코로나와 요통과 장염으로 고통받던 저는 

​원래 두 달 예정이었던 여행을 대폭 줄여 한 달 조금 넘는 시간을 채우고 귀국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래도 목표로 했던 '에세이 초고 완성하기' 미션은 달성할 수 있었어요!

​챙겨간 종이를 거의 다 썼을만큼 드로잉도 충분히 많이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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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떠나기 직전, 에어비엔비 호스트 마놀리스와 함께.

​머무는 내내 부족한 건 없는지 무척 알뜰살뜰하게 챙겨주었던 고마운 분이었어요 :) 

저는 혼자 떠나는 여행을 선호하는 편인데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우리의 오감을 예민하게 만들고,

그곳에서 혼자일때 비로소 그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모든 감각이 더없이 예리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날카로운 감각 속에서 창작의 단서를 얻는 일은

제가 혼자 여행을 떠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에요.

그것은 편안함과 안락함에 쉽게 빠질수밖에 없는 일상 속에서는 도무지 얻기 힘든 귀중한 감각 같습니다.

귀한 것은 쉽게 주어질수도, 쉽게 얻을 수도 없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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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를 떠나기 직전, 크레타 섬에서 가장 큰 도시인 이라클리온에 며칠 머물며 

소식을 전하고 싶었던 분들께 엽서도 쓰고,

미노스 궁전 유적에도 다녀왔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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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와서는 크레타에서 작업한 드로잉들을 작업실 벽에 곧바로 붙여놓았어요.

​아마도 이 작업들은 12월 더현대 서울에서 있을 전시에서 실제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2월에 개인전은 이처럼 크레타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펼쳐놓는 무대가 될 것 같아요.

전시를 예고하는 차원에서, 크레타를 떠나며 썼던 글을 공유드립니다 :) 

2023년 7월 한 달 동안, 글을 쓰기 위해 그리스의 크레타 섬으로 떠났습니다. 일벌레 같은 지독한 성격 탓에, 사방에 온통 해야 할 일들과 만나야만 하는 사람들이 넘치고 치이는 곳에서 스스로를 멀리 격리 시켜야만 무언가를 쓰는 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수하물을 부치는데 항공사 직원이 목적지 공항의 이름이 무척 낯선 듯 갸웃했습니다. 이..라..클리오? 가시는 거, 맞아요? 네 맞아요. 짐은 이라클리오 공항에서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경유지인 암스테르담에 내리기 직전, 승무원은 내게 어디까지 가냐고 물었고, 크레타라고 말하자, Holiday?라고 묻기에, 나는 일을 하러 간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해야 할 일이 진짜 진짜 많거든요. 그녀는 내 말을 듣더니, 오히려 잘 됐군요! 라며 부럽다는 표정으로 웃어주었습니다.

 

13시간을 날아 비 내리는 우중충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다시 네 시간을 날아서 도착한 크레타의 날씨는 상상한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터미널이 단 하나 뿐인 이라클리온 니코스 카잔차키스 공항의 활주로에 내리자마자 먼 바다의 냄새와 함께 에게해를 주름잡는 아폴론의 강렬한 햇살이 반겼습니다.

 

한 달 간 머물게 될 에어비엔비의 호스트 마놀리스가 알려준 주소가 약간 정확하지가 않았던 탓에 전화로 서로의 위치를 두고 약간 실랑이를 한 끝에 결국 그가 나를 데리러 왔고, 헤르니스소스라는 동네의, 'LITTLE VILLA'라는 명패가 붙어있는 아담하고 하얀 그리스식 건물 앞에 나를 내려주었습니다. 침실과 화장실, 거실로 구성된 작은 1층짜리 집이었고, 거실에서는 유리문 밖으로 푸른빛으로 넘실거리는 크레타의 북쪽 바다가 보였습니다. 집의 구조 자체는 노원구 공릉동의 우리집 아파트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는데, 집을 둘러싼 풍경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햇볕은 따갑도록 강했지만, 테라스로 나가는 유리문을 열자 옅은 소금기를 머금은 청량한 바람이 볼을 쓰다듬었습니다. <마녀 배달부 키키>의 OST 중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 어울릴 만한 풍경이었습니다.

 

헤르니스소스에서는 모두 수영복 차림으로 거리를 걷거나 스쿠터를 타고 휙휙 지나다녔습니다. 저도 글을 쓰다 지치면 그들을 따라서 수영복만 달랑 입은 채로 눈치 보지 않고 해변의 풍경 속으로 달려갔습니다. 투명하게 파란 바다와 하늘빛 사이로 무수한 윤슬의 무리가 눈부시게 가만히 반짝이는 그 풍경 속으로.

에게해의 여러 섬들에서 머물며 수백 매의 원고를 써내려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상도 아마 이런 느낌의 것이지 않았을까요. 당시의 경험을 기록한 수기인 <먼 북소리>에서 그는 그 당시의 일상에 대하여 '뭔가를 열심히 했던 하루 같기도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하루 같기도 하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도착한지 고작 이틀이 지난 어느 날, 저는 문득 상상했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미래의 어느 인터뷰에서 한쪽 다리를 꼬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표정을 짓고서, "아, 크레타는 아름다운 섬이었죠.. 제게 큰 영감을 주었고요. 아 글쎄, 글과 그림이 막힘없이 술술 나오더라니까요." 라고 이야기하는 나를요. 그러던 중 퍼뜩 정신을 차리고서 머리를 흔들며 아, 제발 그러지 말자. 적어도 이곳에 머무는 동안에는 지금을 살자. 하고 생각했습니다.

 

섬에 머무는 내내,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오 분 거리인 해변으로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매일 밤 눈을 감는 그 순간의 풍경이 수평선과 하늘이 맞닿은 파랑의 양 면이라는 사실이, 하루의 시작과 끝에 깃든 확실한 기쁨이 될 수 있는 이 섬에서 나는 하루하루를 아쉬운 듯 소중하게, 때로는 물을 쏟아 흘려보내듯 무심히 시간을 보냈습니다.

 

에게해 위로 쏟아지는 한 낮 동안의 뜨거움이 해변을 사랑하는 이들이 가진 아폴론과 같은 열정이라면, 이른 아침 동쪽에서부터 수면 위로 천천히 드리우는 무수히 많은 별과 같은 반짝이는 윤슬의 빛은,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새벽을 떠나며 남기고 간 아쉬움의 자취처럼 보였습니다. 그 깜짝거리는 빛무리들이 마치 은하수처럼 보였던 까닭이며, 또한 내가 그들을 사랑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달의 여신 셀레네가 아폴론과 자리를 바꿔 앉는 그 찰나, 그녀의 짙은 푸른 옷깃이 바다 위로 내려앉으며 새빨간 붉은 빛을 힘겹게 발하던 짧은 양초를 덮어 끄듯 마침내 어둠이 몰려오는 적막한 시간의 농밀한 색깔과 냄새가 좋았습니다.

 

해가 뜨거워지기 전, 오전 일곱 시에 아무도 없는 해변으로 나가 잠시 바다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아침 해와 함께 물결처럼 밀려오는 윤슬들의 반짝이는 빛무리 속에서 별처럼 유영하는 기쁨을 오롯이 혼자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기쁨들의 편린을 애써 종이 위에 잡아두어 보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림을 그린다는 일, 글을 쓴다는 일이 얼마나 부질없는 동시에 지극히 애틋하고 정성스러워야만 하는 일인지를 붓을 드는 순간 순간마다 깨달았습니다.

 

수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수영복을 빨랫대 위에 말려놓고, 거실의 테이블에 앉아 글을 쓰다 노트북에서 잠시 눈을 떼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잘 가꾸어진 생울타리 사이에 핀 새빨간 히비스커스가 바람에 산들거리는 풍경 너머로 남포빛 바다가 끊임없이 손짓하듯 밀려왔습니다. 아니, 이 섬이 계속해서 어딘가로 표류하는 중인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배멀미가 나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매일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르는 숙소 앞의 타베르나(레스토랑)에서 평소와 같이 점심을 먹고 일어섰던 어느 날, 이제 낯이 좀 익은 주인이 나를 붙잡았습니다. 아이스크림 먹고 가. 오늘 무척 더우니까. 라며. 그 말에 우리는 서로 미소를 지었습니다. 글을 쓰는 일, 그림을 그리는 일, 그리고 살아가는 일들이란 게 대부분 한 낮의 뜨거움을 견디고 땀을 흘리는 일입니다만, 새벽과, 석양과, 누군가의 호의라는 순간의 달콤하고 쌉싸름한 찰나의 시간들이, 우리 이마에 맺힌 그 인고의 물방울들을 닦아주는 부드러운 여신의 손길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섬에서 이처럼 지냈습니다.

이러한 마음들이 당신에게 이처럼 전해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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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프랑스 파리의 아시아 나우 아트페어에 나가서 얼굴을 알린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아니면 우연히 저를 발견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랑스의 주간 잡지 쿠리에 인터네셔널에서 제 작품을 표지와 내지에 사용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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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국제 주간지인데, 미국 텍사스의 CNET이라는 스타트업 회사가

멸종된 도도새를 되살려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질문을 던지는 주제의 기사에

제 작업이 함께했어요. 그래서 커버스토리의 제목도 "우리가 도도새를 깨워야 할까요?" 입니다 ㅎㅎ..

이를테면, 이미 우리는 멸종의 위기에 처한 수많은 종의 비극적인 운명을 실시간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굳이 그 모든 우선순위를 뒤로 하고 도도새를 부활시켜야 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죠.
물론, 도도새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다른 멸종위기종을 위한

새로운 대안과 해법을 찾을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수 있으리라는 관점도 존재합니다.

제가 최근에 읽은 사이먼 반즈의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에는

이러한 문제와 유사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요,

예를들면 '해양 쓰레기를 제거하는 일'이나 '플라스틱을 줄이는 일' 보다

'귀여운 팬더를 보호하는 일'이 훨씬 더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기 쉽고,

거기에 대한 모금 활동도 비교적 무척 쉽다는 거죠. 환경운동가들은 이러한 지점에서

많은 좌절과 딜레마를 겪는다고 합니다.
아마 '도도새 되살리기 프로젝트' 또한 투자자와 대중의 이목을 끌 수 있기에,

회사에서도 경제적으로 분명한 매력적인 포인트에 주목하고 진행되는 부분이 있겠죠.
그럼에도 이러한 논의는 우리에게 '지속가능한 지구'에 대한 질문과 경각심을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레타 톤베리의 경고는 간결하면서도 날카롭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모든 것을 되돌릴 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수많은 학자들과 최근의 비정상적인 현상들이 우리에게 경고하듯,

이제는 우리 종과 거의 모든 다른 종의 미래가 우리 손에 달려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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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돌아오자마자, 7월 말부터 있을 갤러리아 압구정 전시 준비를 최종적으로 마무리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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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있을 10km 마라톤 대회 출전을 위해 달리기도 꾸준히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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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열린 제 1회 겐다이 아트페어에 가나아트와 함께 참가했습니다!
​저는 이번 계간도도 커버 이미지로 사용된 오른쪽 작품 한 점으로 참여했어요 :) 

​앞으로는 해외 개척(?)에 더 힘을 쏟아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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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OKNP에서 개최된 <BOOK AS ART AS> 단체 전시에도 참여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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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록, 아트북과는 또 다른 장르로써, 예술가의 표현 수단으로서의 '아티스트 북'을 소개하는 특별한 전시였어요.
저는 다섯 점의 드로잉들을 포함해 올해 초 OKNP에서 선보였던 저의 <별을 붙잡는 일> 도록을 출품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루시 리퍼드, 솔 르윗 등이 출판을 매개로 예술가들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 및 유통해온 세계 최대의 예술 전문 출판 기반 공간인 Printed Matter과, 마우리치오 카텔란 등 최고의 현대예술가들과 함께 아티스트북과 에디션을 출판하는 프랑스 출판사 Three Star Books, 전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슈퍼 컬렉터 중 한 명인 와그너가 작가들을 지원/후원하기 위해 만든 출판사인 Westreich Wagner, 서울에서 디자이너, 기획자들이 아티스트북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모색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출판사 Media Bus가 함께했습니다.


참여출판사 | 미디어버스, 더북소사이어티(한국), Three Star Books(프랑스),

Printed Matter(미국), Westreich Wagner(미국)
참여작가 | 마우리치오 카텔란, 존 발데사리, 소피 칼, 리크릿트 타라바니자, 로렌스 와이너,

고든 마타 클락, 권오상, 김선우, 박형진, 슬기와민, 엄유정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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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7월 말, 대망의 압구정 갤러리아 설치.. 

백화점 특성상 전시 설치를 저녁부터 할 수밖에 없어서, 7월 24일 밤 8시부 다음날인 25일 아침까지

백화점에서 꼬박 밤을 새워가며 작업자 분들과 땀을 흘리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ㅎㅎ..

분명히 해가 지는 풍경은 봤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시 해가 떠 있었던...

그리고... 

작업하는데..

에어컨을...!! 안 틀어주시더라고요.....!!!!

ㅠㅠ..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설치는 잘 마무리 되었고,
이번 전시는 백화점의 다양한 스폿들을 활용하여

도도새와 함께 탐험을 떠나는 컨셉으로 기획했습니다. 


각 컨셉은 다음과 같았어요 😊


⭐️<1F> 여행의 시작/몽상가의 숲
"도도새와 함께 떠나는 여행의 시작!
도도새의 아버지 몽상가가 살고 있는 숲을 지나
그들의 첫 시작을 만나보세요!"
*몽상가의 숲에서는 '나만의 도도새 컬러링'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5F> 캐러밴/몽상가의 은신처/도도새의 숲/도도새 캠프
"캐러벤을 타고 즐거운 여행을 떠나볼까요?
몽상가의 은신처에서 그들의 흔적을 찾아보세요!
도도새의 거처 숲 속에서 즐기는 캠핑까지!"

⭐️<야외> 별들의 들판/별바라기/도도새의 여행
"낮에는 떨어진 별을 안고 있는
대형 도도새와 함께 인생 샷을 남기고,
밤에는 무수하게 떨어지는 별무리들에게 소원도 빌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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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 EAST관 앞 광장에 설치된 거대한 도도새 'A Dreamer(몽상가)'가 

생명(?)을 얻는 과정 입니다..ㅎㅎ 

이렇게 거대한 도도새가 별은 안고 밤을 빛내는 모습이 어쩐지 뭉클하더라구요.

희망과 꿈, 소망의 키워드를 상징하는 별을 안고 있는 도도새로 하여금 보시는 분들께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습니다 :) 

한 달 내내 저렇게 광장에 앉아있었는데, 나중에 전시가 끝나고 나서 철수하고 나니

​많이 허전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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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명제는 <PALTONIQUE ; THE DREAMERS> 였습니다. 

사실 전시라기보다는, 프로젝트에 가까웠던 이번 기획은

관객분들께 보다 친근하고 따뜻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생각에서 비롯되었어요.

그래서  여러가지 의미로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백화점이라는 공간의 대중적 특수성, 그리고 작품과 조형물이 설치될 다양한 장소가

분절되지 않고 조화롭게 연결되는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지점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사실, 백화점의 특성상 방문하시는 분들께서 제 전시를 보기 위해서기 보다는,

백화점에 오셨다가 우연히 처음으로 제 작품들과 마주하게 되실 경우의 수가 더 많을것 같다는 판단에서

제 작업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요소를 고민한 끝에,

소중하게 반짝이는 별들과 바람처럼 가볍고 유쾌한 풍선의 이미지를 차용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이미 아셨던 분들께서는 편안함과 친숙함을, 도도새를 모르셨던 분들께는

제 작업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를 드리고 싶었어요.✨
 

"사랑이라는 것은, 선(善)한 것을 언제까지나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플라톤(BC 427-347)

 

도도새들은 날 수 있었던 새 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안주해 스스로 날기를 포기하여 오래 전에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 새이지만, 이제 캔버스 위에서 꿈과 무한한 가능성을 표상하는 존재로써 다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

 

선善함은 올바른 이상理想과 꿈을 추구하는 일입니다. 그것을 애써 가지고자 하는 마음, 그 따뜻한 열정은 이 세상을 조금씩 이롭게 하는 안온한 사랑의 발로이자 어두운 시대의 새벽을 밝히는 등불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러한 선한 몽상夢想의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전시 관련 글 및 사진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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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꿈이 주제인 이번 아트 프로젝트를 위해 특별히 외벽 미디어 파사드를 제가 직접 기획해

해가 지는 시간마다 매일 선보였습니다.
미디어 파사드 맞은편 도도새는 매일 밤마다 떨어지는 별무리를 기다리며 앉아있었구요. 

그런 연유로 도도새가 머무는 광장 스폿의 이름은 별바라기Starseeker로 명명했습니다.🙂
 

영상은 이혁진님 @sleeping_fennec_3d ​께서 작업해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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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오픈일에는 사인회를 비롯해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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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작가와 동생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께서 다녀가주셨구요 🥰

​(친한 동생들과는 잔망스러운 사진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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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만드는데 너무 애써주신 우리 요매니저와 혜리수석님 😹

​감사의 의미로 여기에 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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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마무리 되기 며칠 전, 친한 후배로부터 대학 시절 은사님이신 오원배 교수님께서

일요일에 제 전시장에 잠시 들르실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저는 갤러리아 전시 준비를 마무리 하자마자 올 겨울에 예정된 새로운 전시 준비에 돌입한 상태였으므로,

그렇게 일 년 내내 전시 준비로 바쁜 저를 일부러 배려해주시느라

교수님께서는 제게 따로 연락을 하시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일요일에는 목표로 마음 먹은 작업량이 있었기에 새벽에 작업실에 출근해 작업을 하던 도중,

연로한 교수님께서 홀로 전시장에 다녀가실 일이 마음 쓰여 언제 전시장에 들르실건지 여쭈니

'나는 일찍 가려고 한다.'라는 짤막한 답장을 주셨습니다.

저는 그 길로 붓을 던져놓고 택시를 잡아타고서 전시장으로 향했고,

전시가 열리는 백화점 오픈 시간인 오전 열 시 심십 분을 칼같이 딱 맞추어 나타나신 교수님을 뵙고

잠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전시를 한 바퀴 둘러보신 교수님은 인자하게 웃으시며,

사람들에게 멋진 상상력을 선물 할 수 있는 작업을 하느라 고생했다. 하시며

건강 챙기며 작업하라는 말씀과 함께 전시장을 떠나셨습니다.

솔직한 심경을 말하자면, 은사님께서 전시장에 일부러 발걸음 해주시는 일은

뭐라 표현할 길 없이 감사한 일이지만, 은사님께 보이는 내 작업들이 몹시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동시에 그 시절 교수님께 호통을 듣던 학부생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졸업을 하고, 학교를 떠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작가'라는 직함이 어색하지 않게 된 지금에도,

그러한 부끄러움과 번민에 대하여 고민할 수 있도록 여전히 지켜보아 주심에

감사드린다는 마음을 이렇게나마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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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진행중이던  9월 7일에는 불가리 세르펜티 콜라보레이션을 기념하는 이벤트 경매를 진행했습니다.

원화 두 점을 비롯해 세르펜티 백 디자인을 위해 작업한 아이디어 스케치 드로잉 두 점을 대상으로 경매를 진행했고, 드로잉 두 점에 대해서는 낙찰가 전액을 환경 단체에 기부하기로 사전에 약속을 했어요 :)

그리고, 참석해주신 분들의 감사한 성원 덕분에 제로베이스 경매로 시작한 드로잉 두 점이 높은 가격에 낙찰되었고, 갤러리아 백화점 전시가 종료되는 9월 14일 오후 두 시,

5층 전시장에서 해당 드로잉 낙찰금 전액의 기부금 전달식을 진행했습니다.

기부금은 사랑의 열매에 전달되어 종 다양성 및 환경보호에 사용하기로 했고요 :) 

예술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인 동시에, 그 어느 분야보다도 지극히 사회적인 산물이기에,

예술이 실질적으로 우리의 삶과 우리를 둘러싼 이 세계에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

​관련기사 

http://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44291

그간의 사회공헌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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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에서도 이번 불가리 콜라보 관련 기사와 인터뷰를 멋지게 써 주셨어요.

감사드립니다 :)

​관련기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0284#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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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키아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가나아트와 함께 했습니다!

프리즈와 함께 개최된 덕분에 참가하는 의의도 있고 보는 재미도 있더라구요 ㅎㅎ

​물론 다 보는데 너무 볼 게 많고 넓어서 발은 아팠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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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티튜드 매거진과의 인터뷰가 릴리즈 되었습니다.

늘 비슷한 질문과 마주하는 것이 매번의 인터뷰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조금씩 거기에 대한 대답과 생각이 달라지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저 스스로에게 있어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는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대부분의 인터뷰는 비슷한 질문에도 불구하고 매번 즐겁게 임하는 편이에요.

​인터뷰 원문은 아래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beattitude.kr/visual-portfolio/sunwoo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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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티튜드에 이어 이번에는 조금 가벼운 분위기로

<어린이 과학동아>와의 인터뷰.

사실 인터뷰라기 보다는 꿈많은 어린이들에게 도도새와 꿈, 우리가 지켜야할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해보려고 했어요 :) 

어린이 과학동아는 저도 어렸을때 즐겨보던 잡지였는데,

어느새 이렇게 제 이야기를 직접 실을 수 있게 되어

기분이 무척 묘하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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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에는 난생 처음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어요!

서강대교를 돌아 10Km를 달리는 코스였고, 

언젠가 직접 이런 행사를 조직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대회를 체험해보고자

참가를 결심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 

아래는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던 대회 참가에 대한 소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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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마치고 집에 오면, 저녁을 먹고 집 앞 과학기술대 운동장의 트랙을 뛰는 일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식 중 하나입니다.

보통은 30분 동안 5-6킬로미터를 뛰고, 간간히 10킬로미터를 한 시간에 걸쳐 뛰곤 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다른 운동들보다 제가 달리는 일을 좋아하는 까닭은,

일단 특별한 도구 없이 오롯이 혼자 수행할 수 있는 근본적이면서 원초적인 행위이고,

‘길 위를 달린다’라는 감각은 언제나 특별하며,

나의 페이스를 나 스스로 거의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뛰어야 하는 거리가 길어질수록

그러한 자기 통제는 더 섬세하고 정밀하며 절제되어야만 합니다.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멋지고 고귀한 종류의 쾌락이란

이러한 절제의 미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수록

더 멀리, 더 오래, 더 안전하게 달릴 수 있고,

그러기 위한 자기통제와 절제, 자기극복의 의지야말로

무해하고 건강한 자유의지의 발로라고 믿습니다.

이번에는 뉴발란스 대회를 통해  난생처음으로 몇 천 명의 러너들과 함께 도로를 달렸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평소보다 5분이나 단축한 좋은 기록을 얻었습니다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누군가 나를 앞서가면 당장에라도 따라붙고 싶고,

그렇게 조금 더 좋은 기록에 욕심이 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평소보다 더 힘이 들었고, 후반부에 가서는 꽤 고생스러웠고요.

그럼에도 모두가 하나의 목표 지점을 향해 함께 온 힘을 다해 달리는 경험과 감각은

정말 뭐라 표현할 길 없이 벅찬 감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궁극적으로 우리에게는 반드시 우리 서로가 필요한 법인거죠.
즐거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함께 뛰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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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부터 조형 작품을 만들게 되면서 소재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곤 하는데요,

위 사진처럼 작업을 합니다..!! 😂

uv레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외선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썬글라스를 쓰고 작업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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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가 열광하는 탕후루도 난생 처음 먹어봤던 계절이었습니다...

​맛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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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종로구 평창동에 작업실을 두고 활동한지도 벌써 4년 정도 흘렀는데요,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처음 평창동과 인연을 맺게 됐고,

당시에는 홍제동에 살고 있었기에 버스로 왕래했습니다.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고요하고 고즈넉한 자연 풍광으로 둘러쌓인 주변 환경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결국 레지던시가 끝난 시점에서 운좋게도 평창동 소재의 사무실을 월세로 구해

작업실로 꾸며놓고 지금까지 머물게 됐고요.
지금은 집이 있는 노원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

제가 평창동에 머물기 전부터 이곳에는 <자문밖문화포럼> 주최로

지역민과 지역 문화예술인이 함께하는 여러 문화 예술 프로그램이 지속돼 왔고,

작년부터는 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자문밖 아트 레지던시 건립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작년에는 저의 100호 작품을 출연하여

기부 경매를 통해 조성된 기금을 지원사업에 기부하였고,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평창동의 지역문화예술사업에 조금이나마 제 힘을 보태고자

<제 11회 자문밖문화축제> 오프닝 공연에 판화를 제작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R석을 예매하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이렇게 제작된 판화를 증정합니다.

작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작가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

무명이었던 저를 성장시켜 주었던 것은 예술에 대한 누군가의 신념과 믿음이었던것 같아요.

그렇게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믿음 속에서 예술가의 길을 모색해 나갈 한 사람으로서

작은 힘을 더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기쁩니다. 😌🙏🏻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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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준비했던 새로운 도도새 피규어 에디션!

​갤러리아 압구정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를 했고,

이번 피규어는 이전과는 달리, 저의 손길이 직접 닿는 형태의 에디션 아트토이가 되었습니다.

피규어는 늘 88개를 한정판으로 제작해 왔는데요,

88개인 이유는... 제가 88년생이기 때문입니다 😂

피규어는 KREAM 및 매장 등 다양한 채널에서 사전판매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고,

추가 판매 정보는 프린트베이커리로 문의 주시면 될 것 같아요 :) 

​늘 많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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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추석의 시작에 맞추어 세 번째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ㅠㅠㅠㅠ

사실 저는 주말이나 연휴에 작업을 하는 게 더 마음 편하고 잘 되는 편인데 말이죠....

이렇게 비인간적인(?) 일상을 보내는 저를 코로나가 연휴 내내 강제로 쉬게 해주었습니다...😹

​고마워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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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은 겨울에 있을 전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제가 참여하는 전시는 아닙니다 ㅎㅎ 

그러나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전시인데요, 

 올해 초부터 제가 개인적으로 추진했던 파일럿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봄 부터 두 작가(김수영, 키무)와 반 년 정도를 진행해 온 이 프로젝트는,

이제 막 작품활동을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저와 전문 기획자(예술공간 의식주 디렉터 박소호님)의 조언과 피드백,

전시기획을 제공하여 제대로 된 공간에서 잘 짜여진 전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경험케 함으로써

작가로서의 성장을 위한 영감을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가와 기획자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대부분의 경비는 제가 전적으로 부담했어요.

제가 어느새 작가로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고(살아남았다고) 느꼈을 때 항상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이렇게 작가로서 살아남는 과정에서 저 자신이 누렸던 기회들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그 기회들이 서툴렀던 당시의 제가 가졌던 재능이나 탁월함의 정도와는 관계없이,

예술가로서의 가능성에 주어졌다는 일 자체가 여전히 무척 감사한 일입니다.

그래서 이제 제가 그 기회들을 다시 누군가에게 경험하게 하고,

그 경험이 다시 누군가에게 뜨거운 열정 혹은 멋진 영감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 일을 실제로 실행으로 옮기며 두 작가의 고민과 성장을 마주했던 올 한 해는

저에게 있어서도 멋진 예술적 메타포와 자극이 되었습니다.

 

이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매년 이처럼 흥미로운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저는 10월 6일 금요일 오프닝날과, 15일 브루잉토크날 작가님들과 함께 인사드리겠습니다.

전시 기획과 진행에 애써주신 예술공간 의식주 박소호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Outdoor, Indoor>

▫️참여작가: 김수영 @sweong 키무 @kiiiimu12
▫️기획 및 글: 박 소호 @soho.park
▫️3D모션포스터 디자인: 김윤하 @yoonamuna
▫️영상촬영 및 편집: 최철림 @choi_chul_lim
▫️전시 후원: 스튜디오 도도 @dodo_seeker
▫️일정: 2023.10.06(금)-2023.10.15(일)
▫️시간: 13:30~19:00 (전시 중 휴무 없음)
▫️오프닝: 2023.10.06(금) / 13:30 ~ 18:30
▫️브루잉 토크(작가와의 대화): 2023.10.15(일) / 15:00~16:00 / 초청 게스트 _ 김선우 작가
▫️장소: 서울시 서대문구 홍연길 80 2층, 예술공간 의식주 @the_necessaries
 

독자참여코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Q. 최근의 신작에서 도도새가 아름다운 물가에서 수영?하는 장면을 많이 보았습니다만 이 ’물‘이라는 소재가 탄생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올해 초에 부산에서 있었던 개인전 <아스트롤라베>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시장의 컨디션을 확인하기 위해 부산에 내려갈 일이 많았습니다. 해운대의 해변이 바로 보이는 곳에 전시장이 있었고, 아침과 저녁으로 반짝이는 바다와 윤슬을 오랫동안 관찰했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바다 위에서 반짝이며 춤추는 윤슬들의 풍경이 마치 우주와 같다는 느낌이요. 그 안에서 별들이 끊임없이 깜빡이는 것만 같아 새삼 황홀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것들이 제가 도도새를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것들을 표현하기에 괜찮은 소재가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고, 무엇보다 그것을 제 그림에 제 방식대로 그려보고, 해석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그리고 저는 '물'이라는 소재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에요. 어느 그릇에 담기던 그 그릇의 모양이 되는 자유로움, 끊임없이 흐르고 순환하는 노마디즘에 걸맞는 원소라고 생각해서요. 아마 당분간은 이 자유로운 바다에서 유영하는 도도새가 더 자주 등장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 

Q. 지난 불가리와 협업, 갤러리아백화점 전시 등으로 다양한 형태의 전시와 협업을 보여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다른 콜라보레이션 계획이 있으신가요?

A. 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이 간절히 원하시던 것을 준비하고 있어요! 

(너무 알려드리고 싶은데...말씀 드릴 수 없는 슬픔....🤐😭😭😭😭)

Q. 작품활동의 가장 큰 원동력은 어떤건가요?

A. 제게 가장 큰 원동력은 '향상심向上心' 인것 같아요. '향상하고자 하는 마음'이요. 

조금 더 나은 작업, 그렇게 조금 더 성장하는 나 자신을 만나는 일이 제게 가장 큰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

​물론 작품활동이라는 건, 즐겁기보다는 좌절의 순간이 더 많은 일이기는 합니다만, 이러한 마인드셋의 영역에서는 실패나 좌절마저도 성장의 소중한 단서나 계기가 된다는 것을 늘 체득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이 나의 스승이 된다는 감각은 무척 기분 좋은 일이거든요.

아마도 저는 그런 데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기에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는 비단 예술가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겁니다. 그러한 향상심은 삶이 우리에게 필연적으로 가져다주는 부정적인 일들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회복탄력성을 부여한다고 생각해요.

Q. 그 계절에만 할 수 있어서 계절마다 꼭 해야하거나 꼭 보는 것, 먹는 것이 있으신가요? (예를 들면 저는 여름에는 능소화를 보러가고 살구를 꼭 먹어요, 겨울에는 어묵이나 계란빵 같은 길거리 간식을 꼭 한번은 사먹는 답니다:) )

A. 저는 과일을 너무 너무 좋아해서.. 매 계절마다 제철 과일을 꼭 원없이 먹는 편이에요 ㅎㅎ.. 그래야 계절이 지났을때 아쉽지가 않더라구요. (사실 올 여름은 생각했던 것보다 수박을 많이 먹지 못해서 좀 아쉬웠고요..) 이제 곧 돌아올 귤의 계절이 기다려집니다🥰

Q. 한 작품당 작업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A. 그림이 작으면 상대적으로 시간이 덜 걸리고, 그림이 크면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라는 답변은 해드리나 마나겠지요..😂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잘 모릅니다. 아니, 굳이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장 정확한 답변은 위의 첫 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에요.

대부분의 예술가는 여기에 공감하리라 믿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그림에 정확히 일주일이라는 노동력이 투입되어야만 무조건 완성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저는 그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의욕을 잃어버릴 것 같아요. 물론, 그럼에도 어떤 작업에 돌입을 할 때, '이 작품은 적어도 언제까지는 완성이 될 것 같다' 라는 대략적인 예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그 정확한 시점을 알기를 의식적으로 거부합니다. 그러한 의식적 자유로움 속에서 이 일을 즐길 수 있는 동시에, 작업이라는 행위가 주는 중압감과 실패에 대한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것 같아요. 

Q. 해외에서도 전시회해주세요 From 대만팬입니다♡

A. 꼭 할 수 있도록 해볼게요! 🥰

이번에는 특히 많은 분들이 독자 코너에 참여해 주셨습니다만,

이게 제가 오롯이 혼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보니, 

능력의 한계가 있어 매번 더 많은 분들을 선정하지 못하는 점..

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사연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는 늘 무척 감사한 마음이에요.

이런 제 마음.. 부디 알아주시길 부탁립니다😶

이제 올해의 <계간도도>는 마지막 겨울호를 앞두고 있습니다.

쌀쌀해지는 날씨에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저는 또 다른 소식으로 찾아뵐게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사연 당첨자 분들께는 추후에 따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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