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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5일 시떼 국제 예술가 레지던시에서의 오픈스튜디오.

나는 오래전부터 새를 동경했다. 인위적인 경계가 없는 하늘을 비행하는 그들의 자유가 부러웠다. 그에 반해 우리들은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관습이나 제도, 강압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그 자유를 망각하게 되고, 개성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오랫동안 이러한 고민을 주제로 작업을 해 왔다.

나는 지금까지 그러한 고민들을 바탕으로 '도도새'라는 멸종된 동물을 통해 작업을 해오고 있다. 도도새에 대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풀어나가게 된 계기는 한국의 <일현미술관>에서 주최한 <일현 트래블 그랜트>라는 공모를 통해서였다. 이것은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행을 계획하면, 그 여행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금전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였다. 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 리서치를 진행하던 중, 우연히 도도새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아프리카 인도양의 작은 섬 모리셔스에 살았던 도도새들은 원래 날 수 있었지만 안락한 환경에 안주하여 스스로 날기를 포기했고, 그로 인해 단 한 마리도 남김없이 멸종되었다. 나는 이 비극이 현대인들에게 어떤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또한 도도새가 그랬던 것처럼 현실과의 타협 속에서 스스로 자유라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씩 뽑아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나는 모리셔스 섬으로의 여행을 계획했고, 최종 합격하여 지난 2015년, 도도새가 멸종했다고 알려진 모리셔스 섬으로 떠나 한 달 간 머물며 현지에서 도도새에 대한 자료수집, 드로잉, 인터뷰 등을 비롯한 리서치를 수행하였으며, 그것들을 토대로 지금까지 도도새를 통해 현대인과 현대사회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모리셔스로의 여행 이후 나는 대부분의 작품 활동을 한국에서 이어갔고, 그 여행에서 얻어온 러프한 아이디어와 생각들을 다듬어 체계와 규칙을 만드는 작업에 집중해왔다. 이 과정을 통해 작가로서의 커리어와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가장 즐길 수 있고 잘 할수 있는 일의 방식이기도 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다시 미국과 일본으로 떠나 짧은 레지던시 생활을 통해 생각을 환기시키고, 기존의 작업 방식에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색하곤 했다.   

시떼에서 3개월을 보내는 동안 많은 이들은 내가 이곳에 와서 작업에 많은 변화가 보인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그동안 어느 정도 규격화된 작업을 해 오느라 꺼내지 못했던 내 안의 것들을 이곳에서 별로 애쓰지 않고 가감 없이 꺼내어 놓았을 뿐이다. 이곳의 언어를 배우지 않았기에 이미지처럼 춤추는 거리의 표지판과 글자들, 길거리에서 주워온 - 이곳의 냄새와 흔적과 이야기가 배어있는 골판지와 온갖 종류의 종이조각들, 중고 서점에서 헐값에 파는 오래된 헌책들, 이방인의 시선에 담기는 모든 풍경들이 소재가 되어 즉각적인 창작으로 이어졌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동안 하나의 작품에 매달렸던 평소와 달리, 여기서의 드로잉은 순식간에 시작해서 예기치 못하게 끝이 났다. 때문에 드로잉은 실패와 실수에 대한 부담이 없으면서도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그래서 스낵 컬처라는 말이 있듯 나는 이런 행위를 스낵 드로잉(Snack drawing)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이제 곧 떠나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익숙했던 작업 방식으로 다시 복귀하게 될 것이다. 어떤 종류의 일들은 그것이 가능한 특별한 조건이 있는 법이다. 게다가 나는 이런 방식의 자유로운 작업에 너무 능숙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만약 파리에서 삼 개월이 아니라 일 년쯤 머물게 된다면 이 작업들의 방식에 일련의 루틴이 정해질 게 분명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규격화가 될 것이다. 익숙해진다는 건 체계를 만든다는 뜻이며, 나의 시선은 떠나기 전의 그것과 같이 더 이상 이 풍경 속에서 특별함을 찾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것은 불가항력적이며, 익숙함에 더 이상 물들기 전에 아쉬움을 남기고 그곳을 떠나는 방법밖에는 해결책이 없다. 이방인이기에 가질 수 있는 이 서툰 감각과, 결국 남겨질 수밖에 없는 확실한 아쉬움과 후회의 쌉싸름한 감각을 나는 사랑한다. 그것은 결국 또다시 어딘가로 떠나는 꿈을 꾸게 하며, 언젠가 돌아오리라는 확실한 약속을 낳기에. 

1433호에 입주하던 2022년 4월 4일을 자축하기 위해 홀로 샴페인을 열었던 그 밤을 생각한다. 지금껏 작가라는 이름으로 살아내어 이곳까지 스스로를 인도한 나 자신에게 건배와 격려를 보냈던 그날 밤. 이제 이곳에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오늘, 언젠가 어딘가에서 또다시 이방인으로써 재회할 나 자신에게 제안할 건배사의 내용이 몹시 궁금해진다. 


I have long admired birds. I envy their freedom to fly in the sky without artificial boundaries. On the other hand, although we are human beings with free will, we lose our individuality as we become accustomed to social customs, institutions, and educational systems. I have been working on these issues for a long time.

So far, I have been working with an extinct animal called 'Dodo bird' based on such concerns. The opportunity to start working on the dodo bird in earnest was through the program <Ilhyun Travel Grant> hosted by <Ilhyun Museum of Art> in Korea. This is a project that provides financial support to the artist to make it a reality if he plans a trip to develop his work. I came across the Dodo by chance while doing research to participate in this program.

The Dodo birds that lived on the small island of Mauritius in the Indian Ocean in Africa were originally flying birds. However, settling in an affluent environment, they gave up flying on their own, and as a result, not a single bird was left behind. I thought that this tragedy was sending some warning message to modern people. We also thought that, like the Dodo bird, we might be pulling out the feathers of our wings of freedom one by one in compromise with reality.
Based on these ideas, I planned a trip to the island of Mauritius, and I was accepted. In 2015, I left for the island of Mauritius, where the dodo bird is known to be extinct, and stayed there for a month to conduct research including data collection, drawing, and interview on the Dodo.
Based on them, I have been concentrating on unraveling the stories of modern people and modern society through the Dodo bird.

After my trip to Mauritius, I continued most of my art activities in Korea, concentrating on making systems and rules by refining the rough ideas and thoughts I got from that trip. Through this process, I was able to establish a career and identity as a painter, and above all, it was a way of work that I enjoyed the most and could do well in any situation. Of course, even after that, through my short residency in the United States and Japan, I would refresh my thoughts and seek new ideas.

During my three months in Paris, people who saw my work told me that they saw a lot of changes. In fact, it is half right and half wrong. In the meantime, I've been doing fairly standardized work, so I've only brought out the things inside of me that I couldn't get out of here without much effort.

Signs and letters on the street that I couldn’t understand because I didn’t learn French, cardboard and all kinds of scraps of paper with the smell, traces and stories of this place I picked up on the street, old books sold at cheap prices at second-hand bookstores… All the landscapes in my gaze, the position of a stranger, became the subject matter and led to immediate creation.

Normally, I worked on a single piece for a short period of a week or as long as a month. However, the drawing here started quickly and ended unexpectedly. Drawing is one of the best ways to be faithful to the present moment without being burdened with failure and mistakes. So, as the saying goes, snack culture, I would like to name this kind of activity 'snack drawing'.

Now when I go back to Korea, I will go back to my original way of working. There are special conditions for certain kinds of things to be possible. Besides, I don't want to handle this kind of freedom too skillfully. If I were to stay in Paris for a year instead of three months, it is clear that a set of routines would be set up and standardized in some way during these tasks. Because getting used to it means making a system. If that happens, it will be difficult for my gaze to find anything special in this landscape any more, just like it did before I left. Now, the only solution is to leave this place with regrets before it is any longer stained with familiarity. I love this clumsy feeling that I can have because I am a foreigner, and the bittersweet feeling of regret and regret that is sure to be left behind.
Because that feeling eventually makes me dream of going somewhere again and promises to come back som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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