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yond the Map》
📌 Kim Sunwoo solo show : Beyond The Map
✨ SOKA ART TAIPEI : No. 350, Section 2, Tiding Blvd, Zhongshan District, Taipei City
✨ 2025. 8. 23 - 9. 20
도도새는 본래 날 수 있는 새였다. 인도양 한가운데 모리셔스 섬에 살던 그들은 천적도, 위험도 없는 평화롭고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서서히 비행의 필요를 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로 인하여 이들은 이 섬을 처음 발견한 인간에 의해 멸종되고 만다.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내게 강력한 영감을 선사했다. 어쩌면 우리들 또한 세상이 제시하는 프레임 속에서 안주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우리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도도새를 주제로 한 작품 연구를 계획하여 한국의 《일현미술관Ilhyun art museum》에서 주최하는 작가 지원 프로그램 《Ilhyun travel grant》에 응모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여행 경비를 지원받아 지난 2015년, 도도새가 멸종했다고 알려진 아프리카의 모리셔스 섬으로 떠나 한 달 간 머물며 도도새에 대한 작품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여행 이후로 지금까지 도도새를 통해서 현대인의 꿈과 가능성,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해오고 있다.
어쩌면 진정한 의미의 탐험이란, 이미 알고 있다고 믿어온 세계의 경계를 넘어 지도 밖으로 여행을 떠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예술가란 그런 일을 행하고, 세상에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게 나는 도도새의 죽음으로부터 새로운 영감을 얻었고, 예술가로서 나만의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나의 작품 속에서는 오래 전 이미 멸종했다고 알려진 도도새들이 다양한 장소들을 탐험하고 있다. 비록 300년 전 인간에 의해 멸종했지만, 이제는 나의 캔버스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가지고 다시 태어나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풍경 속으로 떠나며 새로운 서사를 써 내려간다. 길을 잃어본 사람만이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진정으로 알게 되는 것처럼, 나의 작품 속의 도도새들은 마음껏 길을 잃고, 새로운 풍경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다. 도도새의 ‘Dodo’는 ‘바보’라는 뜻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내 작품 속에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 도도새들은 ‘더 이상 날지 못하는 바보 새’가 아닌 ‘가능성을 품은 알’과 같은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어쩌면 당신의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도 지도 밖으로 한 걸음을 내딛기를 바라는 작은 도도새 한 마리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고 있을지 모른다. 그 작은 새가 당신의 긴 여정에 있어 유쾌한 친구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전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