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nibus of Dodos

《Omnibus of Dodos》
일시: 2025년9월13일(토) ~ 10월1일(수) 11:00~20:00장소: 긴자 츠타야서점 GINZA ATRIUM (6-10-1 Ginza, Chuo-ku, Tokyo GINZA SIX building 6F)
도도새.한때 하늘을 날던 이 새는 인도양 한가운데, 모리셔스 섬이라는 작은 낙원에 살고 있었습니다. 천적도, 위험도 없는 평화롭고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도도새는 서서히 날개의 쓸모를 잊어갔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포기한 대가는 너무도 컸습니다. 어느 날, 이 평화로운 섬에 도착한 인간들에 의해 도도새는 멸종이라는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나는 오랫동안 이 새의 이야기에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질문을 떠올렸습니다.“우리 역시,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중요한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있지 않을까?”
세상은 언제나 현실에 대하여 말합니다. 이성적이어야 하고, 효율적이어야 하며, 무엇보다 ‘가능한 것만’ 꿈꿔야 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스스로를 가두는 순간, 우리는 이미 날기를 멈춘 도도새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프랑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말했습니다. 인간이란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길 위를 떠도는 존재’이며, 길 위에 있을 때 비로소 성장해 돌아올 수 있다고. 길을 잃고 헤매는 그 시간 속에서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다고요.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여정 위에 있습니다. 어떤 이는 아직 땅 위에 머물며 숨을 고르고,어떤 이는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나아가려 애쓰고, 또 어떤 이는 과감하게 거친 바다 위로 배를 띄워 미지의 저편으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런 도도새들의 옴니버스입니다. 300년 전 멸종했지만, 캔버스 속에서 다시 깨어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도도새들의 이야기. 완결된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수많은 시작과 멈춤, 망설임과 비상의 순간들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입니다. 그렇기에 제 작품 속 도도새들은 ‘더 이상 날 수 없는 새’가 아닌, ‘가능성을 품은 알’과 같은 존재들입니다.
비록 서툰 날갯짓일지라도, 다시 비상을 꿈꾸는 그 순간 이미 꿈을 향한 여정의 첫번째 발자국을 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금 당신의 내면 속에서도 다시 자유롭게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한 마리 도도새가 참을성 있게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