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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e or different - 김선우, 임지민 2인전

저희는 현재 을지로에 위치한 공간에서 함께 각자의 작업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서로의 작업
에서 공통된 부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제 또는 기법의 교집합이 보이지 않았지
만, 어느 날 제가 감명깊게 읽은 시집인 박준의 <당신이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를 지민 작가에게 선물해 주었고, '시'라는 공통된 주제로 함께 작업을 해 보자는 생각
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서로가 몰두해 왔던 각자의 주제와 생각을 벗어나 시집이라
는 공감의 매개물을 통해 하나의 작업을 함께 완성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저희는 마치 릴레이 소설를 쓰는 것 처럼 주거니 받거니 혹은 함께 앉아 그림을 그려나갔습니
다. 서로 읽은 시는 같아도, 도출되는 이미지나 느낌은 조금씩 달랐기 때문에 오히려 작업하
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2017년 가을, 작업을 공개하게 된 작은 전시장에 시집의 작가인 박준 시인님을 초청
하였고, 시인님은 자신의 글이 이렇게 이미지로 나타났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놀라워 하시고
좋아해 주셨습니다.
늘 서로에게 익숙한 각각의 작업을 해 오던 저희에게 있어서도 이번 공동작업은 신선한 자극
이 되었습니다. 그리기를 업으로 삼고 있지만, 다시 한번 그린다는 것의 즐거움을 느꼈고, 무
엇보다 작업을 하면서 시집을 몇번이고 읽으며, 다른 방식의 '읽기'를 경험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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